세상이 여러 번 뒤엎혔어도 사람들의 미적 감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어. 시대에 따라 선호하는 미인상에는 차이가 있을지언정 그건 문자 그대로 선호일 뿐, 모두가 열광하는 미인의 기준은 같았던 거야. 또렷한 이목구비와 그에 맞는 얼굴형. 언젠가엔 적당한 살집과 푸근한 인상이 아름다움의 상징이었더라도, 화려한 얼굴과 굴곡진 몸을 무기로 한 창기들에게 동한 이들이...
지독한 열병을 앓았다.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방황하는 몸뚱이는 몰려온 수마를 이겨낼 재간이 없었다. 땀에 젖은 몸이 자꾸만 아래로 늘어졌다. 까무룩 정신을 놓치기만 수 번, 희미하게 뜨인 눈이 필터처럼 주변을 뿌옇게 혼탁했다. 무거운 눈꺼풀은 금방이라도 도로 감길 듯 파들파들 떨렸다. 그러나 감을 순 없는 것이었다. 주위를 아랑곳 않고 홀로 또렷한 그가 울...
4차 인계 대전 종료 후 당장은 사스케의 입지가 좋지 않았어. 나루토랑은 화해와 동시에 교제 중인데 이를 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비관적이기만 했지. 똥꼬 발랄한 나루토가 당당하게 선언한 덕에 둘 사이를 모르는 사람은 없어. 덕분에 멸시의 눈초리는 모조리 사스케의 것이지만 뭐, 딱히 개의친 않아. 본인의 신념과 생각에 따라 행동해왔으니 이제 와 타인의 시선을 ...
- 소고13 님과 함께 풀어간 썰입니다. 사스케는 국내 최대 기획사 출신. 원래 데뷔 조였다가 성격에 심각한 하자가 있다는 판단 하에 소속사에서 방치해둔 애야. 마스크라던가 실력이 출중해서 남 주긴 아깝고 내보내자니 논란제조기일 것 같아서 갖고만 있던 중 프듀에 내보내게 된 케이스. 나루토는 개인 연습생일 것 같아. 전 소속사가 쓰레기여서 완전 안 좋게 끝...
이 세상에는 인간의 몸으로 환생했다 여겨지는 두 명의 신의 후대가 있다. 기록도, 그 무엇도 존재치 않아 그 시작이 언제였는지는 불행히도 알려진 바가 없다. 그러나 '기이한 능력'을 사용한다는 것과 각 후대 특유의 풍채를 보면 이에 대해 전혀 모르는 평민조차도 알아볼 수 있을 만큼 신비롭다고 전해진다. 사람들은 예언하는 족족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예리함을...
박살 난 정적은 소음을 몰고 왔다. 깨진 창문을 비집고 들어온 빗물이 촉촉이 젖어가는 바닥에 쉼 없이 때려 박혔다. 눅눅한 책 냄새가 가실 일 없던 서재는 그렇게 외부의 침략에 속수무책으로 먹혔다. 이곳의 주인이 유독 좋아하던 카펫엔 원인 모를 발자국이 찍혀 있었다. 다음 순간, 세상이 번쩍 빛났다. 빛은 찰나였으나 암전 상태의 서재를 발가벗기기엔 충분했다...
근래에 비가 자주 내렸다. 빈 하늘을 채우려 모여든 구름 떼의 파티는 늦은 저녁까지 계속됐다. 후두둑 쏟아지는 빗줄기가 어찌나 거센지 발소리마저 좀먹어 버린다. 고요한 퇴근길을 여유로이 걷길 선호하는 카카시로선 애석한 일이었다. 그는 자신이 자아내는 발소리를 제법 좋아했다. 상태를 보아하니 파티는 아침까지도 이어질 모양이다. 한창 무르익는다는 게 원래 그랬...
- 2부입니다. - 1부는 발매된 후라 부득이하게 유료 공개하게 되었습니다ㅜ.ㅜ 「나 왜 살아있는 걸까.」 「뭐?」 황당하다는 표정은 곧 놀라움으로 탈바꿈됐다. 동시에 애꿎은 조개를 괴롭히던 손짓도 뚝 끊겼다. 울티오의 손에서 캐스터네츠처럼 주둥이를 혹사당한 조개는 이미 죽어 있었다. 나루토는 그쪽에 시선을 던졌다가 제 지느러미를 끌어안았다. 둥글게 말린 ...
순회를 마친 시간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날이면 늘 이별이 따라왔다. 복층인 제집은 다락방과 지하실을 포함해 무수히 많은 문으로 이루어져 있다. 낮에는 고용인 여럿이 오고 가 북적이지만 밤이 되면 그들은 모두 사라졌다. 넓고 사람이 많은 것을 싫어하는 제 주인 때문이었다. 나루토는 큰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것은 넓은 집이 될 수도, 많은 사람이 될 수도 있...
내 안의 가아라는 벤츠가 아니니까 저런 키워드로 삼각관계(?) 보고 싶다. (464~474 원작 날조) 가아라의 세상은 나루토가 전부일 거야. 인생의 방향부터 친구, 그 이상을 바라는 마음마저 전부 그에게서 비롯된 거니까. 사실 가아라는 카게가 되고 싶은 마음 따위 없었어. 나루토가 입이 닳도록 카게가 될 거라고 말하지 않았더라면 자신은 그저그런 닌자에 그...
- 1부는 동양의 독립된 섬 <루수스> 출신의 사스케와, 귀족의 섬 <웨르텍스>에서 온 나루토의 만남부터 재회까지의 과거 이야기를 주로 다루고 있는 에피소드입니다. (본편도 소폭 나옵니다.) - 대부분의 떡밥이 존재하기 때문에 웹공개를 하게 되었습니다. 2부는 연재중이라 바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 인간이 한(=소망)을 품고 죽으면...
그렇다면 상상해 봐. 슬로우모션처럼 흘러가는 사람들을 봐. 팔을 흔들며 무어라 외치고 있는 그들을, 그 목소리를 들어 봐. 너를 향한 렌즈는 전부 초고속카메라야. 열이 올라 뜨거운 조명 아래, 그 모든 이들의 환심을 사고 있는. 최고로 빛나는 너의 모습. 그려지니? "응." 돌아볼 수 있는 한 크게. 그 위치는 좌부터 우까지. 천천히 돌아가던 고개가 마침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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